글 2

호쫑엘 연애 시뮬레이션 01 ~ 05

연우∞ 2016. 7. 8. 03:28


호쫑엘 연애 시뮬레이션


01 ~ 05






<01>




  “와, 밖에 바람 부는 것 봐.”



  옆자리 동우가 창밖을 내다보며 감탄했다. 휑한 운동장엔 축구부원 몇 명뿐이었다. 넓디넓은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그 애들은 마치 사막을 굴러다니는 덤불 같아 보였다. 그나마도 모래 바람 때문에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성종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 중 누가 호원인지 구분하려 애썼다. 쟨가? 아냐, 저렇게 키가 클 리가…… 맞나? 아, 정말. 창에 달라붙다시피 해서 운동장을 살피는 성종을 명수가 힐끔거렸다. “밖에 뭐 있어?” 천진한 동우의 물음에 성종이 창에서 떨어져 도로 자리에 앉았다. “아니이.”

  얼굴은 구별 안 가도 여튼 저기서 죽어라 구르고 있는 녀석들 중 하나일 테니, 문자에 답장이 왔을 리 없다. 그래도 괜히 휴대폰을 들여다보다 다시 하늘을 내다보았다. 흐리다. 비 올까? 비 오면 방과 후에 축구부 연습 안 하겠지? 비 와라, 제발. 성종은 휴대폰은 주머니에 넣고 교실 제일 뒷자리, 성규 자리로 갔다. 세상 다 산 표정으로 멍만 때리고 있던 성규가 성종을 쳐다보았다.



  “성규야.”

  “오냐.”

  “이따가 비 올까?”

  “그걸 왜 나한테 묻냐.”

  “너 무릎 쑤셔?”

  “……응.”



  성규가 이따가 비 온대! 성종의 공표에 교실 안이 시끄러워졌다. 망했다, 우산 없어! 대머리 되겠다. 넌 이미 위험 수준이라 괜찮아. 왁자지껄한 가운데 명수가 읽던 만화책을 조용히 덮었다. 성종아, 너 우산 있어? 그냥 말해도 목소리가 워낙 커서 동우가 하는 질문이 다 들렸다. 명수는 차분히 성종이 대답하길 기다렸다. 도리도리 성종의 고개가 가로로 저어졌다. 명수는 사물함 안에 넣어둔 예비용 우산을 떠올리다가 뺨이 붉어졌다.






  종례를 하러 담임이 교실에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창밖을 보는 성종의 눈이 반짝 빛났다. 시선은 칠판에 고정하고 책상 아래 손은 번개처럼 자판을 눌렀다.



  「오늘 방과 후 연습 있어?」



  금방 젖어들기 시작한 운동장에선 곧 축구부원들이 사라졌다. 답장도 금방 왔다. 역시 비 오니까 좋네.



  「좀 기다려보고 비 계속 오면 안 한대」

  「좀이 어느 정도야?」

  「너 먼저 집에 가」



  싫은데……. 성종은 답장을 보며 울상을 지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선 같이 하교를 할 수가 없다. 물론 중학생 때도 이호원은 축구부였지만 그 때의 호원은 성종을 집에 데려다주고 다시 학교로 뛰어가 연습에 참여했다. 지금도 그러면 안 돼? 성종의 어리광에 호원은 단호하게 말했다. 고등학교 축구부는 중학교 축구부랑 달라.


  호원의 답장을 기다리는 성종의 어깨를 누군가가 조심스레 두드렸다. 김명수? 성종의 눈동자에 스치는 의아함에 명수는 긴장했다. 손에 쥔 우산이 유난히 스석스석 소리를 냈다.



  “우산 있어, 너?”

  “아니.”



  그렇구나. 명수는 큼큼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리고 용기를 쥐어짜냈다.



  “그럼 같이 쓰고 갈래?”






  A. 아니, 괜찮아.

  B. 그래도 돼?








<02>   B. 그래도 돼?




  “그래도 돼?”



  성종의 생략한 말들이 명수의 귀에는 또렷하게 들렸다. 그래도 돼? 너랑 나 별로 안 친한데. 우리 말이나 제대로 해본 적 있었나? 명수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우리가 그… 집이 같은 방향인 것 같아서.”



  어떻게든 되겠지. 명수는 거짓말을 했다. 완전 헛소리다. 성종과 명수의 하교길은 정반대 방향이다. 성종이 명수에게 조금만 관심이 있었어도 알았겠지만. 성종은 한 번도 명수에게 관심을 준 적이 없었다. 1학기가 지나고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인데도. 같은 학교 같은 반이 되고 9개월이 됐는데도 명수는 성종과 친하지 않았다. 워낙 어울리는 무리가 다르기도 하고 분반 수업도 항상 다른 반으로 갈렸다. 하다못해 가까운 자리가 된 적도 없다. 확률의 신이 명수를 잊었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



  “그래도 고마워.”



  우산을 꼭 쥔 채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는 명수에게 성종이 웃어주었다. 아, 어떡하지 진짜. 오늘 일기에 써야지. 명수는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성종은 교실 문을 나서기 전에 마지막으로 휴대폰을 확인했다. 호원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나 연습하고 갈게.」



  와, 나쁜 놈. 연습벌레. 국대나 들어가라. 국가대표 되면 내가 너 성격 더럽다고 인터넷에 다 소문낼 거야. 저주도 축복도 아닌 것을 퍼부으며 성종은 명수와 걸음을 맞췄다. 이해는 하지만 서운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첫 걸음마 뗄 때부터 함께한 소꿉친구지만 달라도 너무 다르다.

  집에 한시라도 빨리 돌아가려는 남자애들로 복도가 북적였다. 그 혼잡한 복도를 용케 나란히 통과하고, 비가 퍼붓는 바깥까지 한 걸음 남았다. 우산을 펼치는 명수의 손을 성종은 물끄러미 바라봤다. 얜 손도 잘생겼네.

 


  “명수 너 어디 살아?”

  “너는 어디 사는데?”

  “나, ○○ 아파트.”

  “나도야.”



  정말? 성종이 눈을 크게 떴다. 그런데 왜 우리 한 번도 안 마주쳤을까? 올려다보는 시선에 명수가 눈을 수줍게 내리깔았다. 그러게. 이상하지.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을 때는 몰랐는데 몸이 참 가냘프다. 그렇게 큰 우산도 아닌데 성종은 무사히 우산 안으로 들어왔다.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내내 명수는 잔뜩 긴장해있었다. 그냥 성종이한테 우산을 주는 편이 나았을까. 가까이 있는 게 그렇게 좋은 일도 아닌 것 같다. 숨소리 하나까지 신경 쓰일 줄이야.



  “이성종!”



  운동장과 비를 뚫고 그 외침이 들린 건 명수와 성종이 운동장 옆길을 반쯤 지났을 때였다. 처음 들었을 땐 잘못 들었나 했는데 몇 번 이어지고 나선 확실해졌다.



  “지금 가?”



  비를 고스란히 맞은, 축구부 유니폼을 입고 있는 남자애가 성종에게 뛰어왔다. 젖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가닥가닥 붙어있었다. 얘 이름이 뭐더라. 걸음을 멈춘 성종 때문에 덩달아 멈춘 명수는 눈앞의 남자애를 꼼꼼히 뜯어보았다. 얘 이름 몇 번 듣긴 했는데. 같은 반이 아닌데도 늘 성종의 옆을 꿰차고 있는 애였다. 교복을 제대로 입고 있었던 적은 거의 없고, 대체로 체육복이나 유니폼 차림인.



  “보면 몰라?”



  성종이 톡 쏘아붙였다. 근데 상대는 꼼짝도 않았다. “조심해서 가라.” 일상이거나 보통 멘탈이 아니거나. 남자애는 성종에게 일방적으로 인사하고 도로 운동장 한가운데로 뛰어가 버렸다. 그 뒷모습을 꼬나보는 성종의 눈매가 더러워졌다.



  “빨리 가자.”



  성종이 잡아끄는 통에 명수의 옷자락이 젖었다. 아까보다 훨씬 빨라진 발걸음에 적응하며 명수는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방금 뭐지? 생각할 틈도 없이 둘은 학교를 벗어나 길거리로 접어들었다.






  한동안 성종은 말이 없었다. 아, 연애의 신이시여. 이럴 땐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죠? 그러나 연애의 신은 확률의 신과 놀러나갔는지 대답이 없었다. 명수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주머니에 넣어뒀던 휴대폰을 꺼냈다. 저기 성종아.



  “응?”

  “음악이라도 들을래?”



  다른 쪽 주머니에 넣어뒀던 이어폰을 찾아서 풀었다. 한 손으로는 우산을 들고 있는 탓에 낑낑대자 성종이 명수의 손에서 이어폰을 가져갔다.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엉킨 이어폰이 성종의 손에서 쓱싹 풀렸다. 도로 건네진 이어폰 한 쪽을 받아들며 명수는 아무 생각 없이 재생 버튼을 눌렀다.






  A. 소울다이브 - XXX

  B. 악동뮤지션 - 200








<03>   B. 악동뮤지션 - 200




  나 이 다음부터는 길 모르는데. 성종은 명수의 거짓말을 눈치 채지 못한 듯 유유히 걷고 있었지만 명수는 속이 탔다. 어떻게 성종이 향하는 쪽으로 걷고 있기는 한데, 길을 모르니 당연히 반 박자 느릴 수밖에 없다. 발이 마구 꼬였다. 성종의 발에 집중하며 걷고 있었는데,



  “명수 너 이 노래 좋아해?”



  우리가 듣는 노래가 뭐지. 귀에 이어폰을 꽂기만 했지 전혀 안 듣고 있었던 명수는 그제야 노래에 집중했다. 아직 우리 사이 서먹해도 그래도 try는 해봐야지 나라도. 둘 사이를 흘러가는 노랫말이 너무나 시기적절해 그나마 얌전해졌던 심장이 또 달음박질치기 시작했다. 최선의 선택인지 최악의 선택인지 모르겠다.



  “나 이 노래 제대로 들어본 적 없는데.”



  비가 잦아들어 성종의 말이 또렷하게 들렸다. 귀를 기울였다가 그만 아무 것도 안 들리는 상태가 됐다.



  “너랑 이렇게 들으니까 참 좋다.”



  참 좋다. 참 좋다…… 명수는 할 수만 있다면 지금 이 순간을 저장해서 틈날 때마다 재생하고 싶었다.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 저 멀리 어딘가에서 확률의 신과 연애의 신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드디어 제대로 일을 하시는 거군요…! 기다렸다구요!






  설레는 마음으로 걷는 동안 노래는 반복되어 재생됐다. 콧노래를 조그맣게 흥얼거리는 성종은 즐거워보였고 명수는 기쁨에 스텝이 꼬이는 것을 무시하고 걸었다. 발이 엉켜서 부딪힐뻔 하는 것을 성종은 눈치 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어? 비 안 오는 거 아냐?”



  우산 밖으로 내밀어본 성종의 손은 보송보송한 상태를 유지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어느새 다 우산을 접고 있었다. 성종을 따라 손을 내밀어 보고 조금은 섭섭한 마음으로 우산을 접었다. 좀 더 오래 가까이 있고 싶었는데. 고등학교에 입학한 바로 그 날부터 명수는 끈덕지게 성종을 관찰했지만 이렇게 오래, 이렇게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것은 꿈에서나 가능했었다. 설렘을 감추려고 아무 말이나 해보았다.



  “난 이렇게 나만 우산 쓰고 걷고 있단 거 깨달으면 이상하게 서운하더라.”

  “왜?”

  “따돌림 당하는 것 같잖아. 비 더 안 오는 걸 나만 몰라.”

  “그렇다고 누가 ‘저기요, 이제 비 안 와요. 우산 안 써도 돼요.’하고 말해주면 그것도 나름대로 이상할걸?”

  “그런가…….”



  머쓱해하며 앞만 보고 걷는데 성종이 못해도 치명상인 두 마디를 날렸다.



  “너 귀엽다.”



  니가 더 귀여운데 그걸 어떻게 표현할 말이 없네. 진짜 귀여운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 대답을 못하고 있는 명수 앞을 성종이 갑자기 막아섰다. 주머니에 넣어둔 휴대폰에 진동이 오는 것 같았지만 성종은 그냥 무시했다. 같은 반인데도 얘기를 통 나눠본 적 없는 이 김명수라는 애가 궁금해졌다.



  “우리 뭐 먹고 갈래?”

  “응?”

  “네가 우산도 씌워주고 좋은 노래도 들려줬잖아.”



  성종이 생긋 웃으며 길 건너편을 가리켰다. 부동산이며 옷가게 사이 들어선 패스트푸드점 하나와 분식집 하나. 어느 쪽이 좋아? 성종이 덧붙였다. 나는 둘 다 좋은데.

 





  A. 패스트푸드

  B. 분식집








<04>   B. 분식집




  미끄러지겠다. 조심해. 명수의 다정한 말이 안 들리는지 성종은 흰색 선만 밟아가며 횡단보도를 건넜다. 깡총깡총 뛰는 모습이 마치 토끼 같아 웃음이 나왔다. 보일 리 없는 쫑긋한 토끼 귀 한 쌍이 성종의 머리 위에서 나부꼈다.


  창문을 전부 열어놓았는데도 분식집 안은 적당히 따뜻했다. 때 이른 추위에 얼었던 손이 살살 녹았다. 창가 자리에 마주보고 앉아 눈이 마주치자 저절로 미소가 오갔다. 우산 한 번 나눠 썼을 뿐인데 만리장성 같던 벽이 사라졌다. 다음 생애에나 말을 걸어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명수는 천천히 눈을 깜빡여 감격을 진정시켰다. 집에 가면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예비용 우산을 학교에 가져다두라고 한 사람은 엄마였다.



  “뭐 먹을래?”

  “나 떡볶이. 너는?”

  “나두. 그냥 A세트 시키자.”



  우리 집도 같은 데 사는데 자주 같이 다니자. 성종의 제안에 명수는 그만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혹시 꿈일까? 확률의 신과 연애의 신이 날 기만하는 걸 가엾게 여긴 수면의 신이 내게 잠깐의 행복을 선사한 건 아닐까? 명수는 북받쳐 오르는 감격으로 그 좋아하는 떡볶이를 제대로 먹지 못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둘 사이의 대화는 끊이지 않았고, 이상한 방향으로 빠지지도 않았다. 웬 강아지의 등장 전까지 둘 사이의 분위기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그 강아지는 성종과 명수 다음 다음 번으로 분식집에 들어온 손님이었는데, 명수는 그 순간 들었다. 강아지와 성종의 눈이 마주치고, “망했다…….” 성종이 중얼거리는 것을.



  “우리 성종이, 오빠 안 보고 싶었어?”



  삽살개처럼 생긴 남학생은 방정맞게 테이블로 다가오더니 성종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저기요?? 누구세요??? 명수는 먹던 떡볶이를 뱉을 뻔 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급히 바라본 성종의 얼굴에는 ‘나는 지금 짜증이 나요!’라고 크게 씌어 있었다. 다행일까?



  “나보다 좀 덜 잘생긴 이 친구는 누구야? 이호원에서 얘로 갈아탔어?”



  얼씨구, 목소리까지 느끼한 강아지네. 성종의 표정이 썩어가는 만큼 명수의 기분도 가라앉았다. 명수가 말을 걸기 전에 성종이 제 머리에 얹힌 강아지의 손을 잡아치우며 소개를 시켰다.



  “명수야 인사해. 이쪽은 이 구역 미친놈. 이름은 남우현.”

  “어허, 오빠한테 미친놈이 뭐냐, 이성종.”

  “와…… 싫다, 정말.”



  성종은 이제 몸서리를 치고 있었다. 명수는 ‘이 구역 미친놈’이 의미하는 바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일단 성종이가 싫어하는 것만은 확실해보였다. 이거 혹시 그건가? ‘거기 그림 좋은데?’ 그거? 불량배가 나타난 상황 그런 건가. 그래, 성종이를 괴롭히지 말라고 말하는 거야. 결심이 서고 입을 막 열려는 순간 테이블 위에 엎어뒀던 성종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진동했다. 아, 왜 자꾸 전화하냐. 성종이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나 전화 좀 받고 올게.”



  휴대폰 화면을 확인한 성종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남우현을 마주쳤을 때의 표정과는 다른 심각함이 있었다. 성종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일어섰다. 성종이 쫑쫑 뛰쳐나간 테이블에는 명수와 우현 둘만 남았다. 세상에서 제일 어색한 몇 초가 지나고 우현이 먼저 말을 걸었다. 떡볶이 다 식겠네. 명수는 착잡하게 그릇을 내려다보았다.



  “성종이랑 무슨 사이야?”

  “그냥 친구.”



  그래? 우현이 가볍게 말을 받았다. “그냥 친구?” 웃다가 안 웃으니까 우현의 인상이 바뀌었다. 이웃집 개 같은 서글서글한 인상은 싹 지워지고 어딘가 상대를 깔보는 느낌마저 났다.

  왜 성종이와 보내는 이 금쪽같은 시간을 방해받아야 하지. 명수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성종이도 얘 싫어하는 것 같은데. 전화를 끊고 돌아왔을 때 이 녀석이 없다면 성종인 아쉬워할까? 잠깐의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아니!’였다.



  “너 안 가?”

  “왜? 친구들끼리 노는 자리에 친구 하나가 더 낀 것뿐이잖아.”

  “같이 놀고 싶으면 먼저 물어보는 게 예의잖아.”

  “까다롭네. 진짜 그냥 친구 맞아?”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명수는 이제 슬슬 짜증이 났다. 성종이 우현을 발견했을 때 망했다고 중얼거린 게 이걸 뜻하는 것이었을까? 한시바삐 상황을 정리하고 우현을 쫒아내야 했다.






  A. 난 7인조 남성 집단가무단 무한별희의 팬이야. 그 팀 막내가 내 이상형임.

  B. 내가 성종이 좋아해.